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주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안녕하세요. 캄보디아 헤브론 병원 이치훈 선교사입니다. 어느덧 캄보디아에 도착한지 벌써 40여일이 지났습니다. 캄보디아에서의 삶은 한국보다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몇 가지 일을 하지 않아도 하루하루가 금세 지나가네요.

저는 4월부터 오후에는 왕립프놈펜대학교 외국어센터(IFL)에서 캄보디아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레벨 1부터 5까지 각각 3개월씩, 총 15개월 과정이지만 헤브론 병원 사정상 레벨4까지만 배우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성실하게 잘 감당하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달에는 자음과 모음을 배우고 있는데 가장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발음이 쉽지 않아 종종 멘붕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모음을 품고 있는 자음이 있기도 하고 자음에 따라 같은 모음이 발음이 달라지는 등 완전히 새로운 언어의 세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캄보디아와 캄보디아인들을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에 재미있게 배우려고 노력중입니다.

이번 달 가장 큰 감사의 제목은 차량 구입입니다. 한 달 이상을 매연과 체감 온도 42도의 더위를 헤치고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장을 보고, 교회를 가며 지내다 몇일 전 드디어 차량을 인도받았습니다. 예정보다 한 달 정도 빨리 인도가 되었는데 저희 가정의 상황을 잘 아시는 선하신 하나님의 깊은 배려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5월부터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되어서 참 감사합니다. 또한, 차량구입을 위해 후원해주신 에브리데이교회와 후원자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 달간 헤브론 병원에서 진료하며 ‘치유의 하나님’과 ‘치료하는 병원’에 대해 많이 묵상하였습니다. 저는 아직도 ‘치유의 하나님’이 허락하신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이 참 신기하고 놀랍기만 합니다. 이러한 자연치유력을 하나님이 허락하신 의학이라는 도구로 잘 도울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얼마 전 뎅기열로 인한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으로 내원한 19세 여자 분이 계셨습니다. 진료실에 들어볼 때부터 병색이 완연하고 문진 중에 구토를 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환자였습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에 물렸을 때 발생하며, 뎅기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은 없기 때문에 보통은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치료만 하면서 지켜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환자의 경우 혈소판 수치가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져 있어서 입원 및 혈소판 수혈, 수액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제 외래 환자였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았는데 ‘치료하는 병원’의 도움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회복되어 중증 합병증 단계까지 가지 않고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할 뿐 아니라 ‘치유의 하나님’과 ‘치료하는 병원‘을 통한 회복이 신기하고 놀랍기만 했습니다. 의사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 바로 환자가 건강하게 회복되는 것을 볼 때인데 이를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한편 저희는 ‘무서우신 하나님’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38세 한인 선교사님이 갑작스런 병환으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오래전부터 선교사로 서원하셨고 10년간의 준비 끝에 2년 전 캄보디아로 오셔서 쓰레기마을에서 헌신적으로 섬기시던 선교사님이십니다. 그 헌신이 얼마나 컸는지 위생 상태가 열악한 빈민촌에서 이 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만 가지고 지내셨다고 합니다. 정확한 사인은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더위로 면역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에서 세균감염과 그로 인한 패혈증과 쇼크가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 아니었지만 이 소식을 듣고 큰 안타까움과 더불어 하나님이 참 무서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을 해칠 정도의 헌신적인 삶을 허락하실 뿐만 아니라 헌신적인 삶의 종착지가 38세라는 젊은 나이의 죽음인 것까지도 허락하시는 하나님이 크고 두렵게 다가왔습니다.

한편, 캄보디아에는 모든 화장장이 불교 사원에 위치해 있기에 불교 사원에서 장례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선교사님의 죽음은 도저히 복음이 선포될 수 없는 장소에서 캄보디아 현지인 목사님이 당당히 복음을 선포하고 현지인 성도들이 아멘으로 화답하는 구원의 사건이 되었습니다. 또한 장례 예배에 수백 명이 넘게 모인 구름떼 같은 캄보디아 성도들이 그루터기로 남았음을 확신합니다. 이 그루터기들의 신앙 성장을 위해, 그리고 큰 충격과 상실의 슬픔을 경험하고 있는 고인의 가족 및 지인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그 외 몇 가지 기도제목을 더 나누길 원합니다.

1. 오전 진료 시간에 환자분들을 향한 주님의 사랑과 긍휼의 마음을 부어주시도록, 그리고 환자분들에게 필요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잘 할 수 있는 지혜와 명철을 주시도록 기도해 주세요.

2. 오후 언어 수업 시간을 통해 캄보디아어 습득을 잘 해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3. 10년간 예민한 아이들 둘을 키우면서 아내가 체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입니다. 요즘에도 둘째 영찬이는 밤에 여러 차례 깨서 아내가 숙면을 취하지 못해 늘 피곤한 상태로 아이들 등하교, 언어 공부, 집안일 등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아내의 필요를 잘 알고 잘 도울 수 있도록, 그리고 아내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4. 감사하게도 영찬이가 며칠 전부터는 오후시간도 학교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끔 울기도 하고 학교에 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찬이가 배움의 기쁨을 경험할 수 있도록, 그리고 영찬이의 마음과 상태를 아내와 제가 잘 분별해서 이 시기가 상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경험들을 많이 하며 성장하도록 기도해주세요.

5. 5월 중순에 한 주간 헤브론병원에서 대규모 전기 공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안전사고 없이 예정된 기간 내에 공사가 잘 마무리되어 진료 및 수술에 차질이 없도록 기도해주세요.


캄보디아 헤브론병원 이치훈/정주영/이수아/이영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