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샬롬~5월 셋째 주 캄패밀리 소식을 전합니다.

여기 캄보디아는 찌는 듯한 더위의 4월을 뒤로하고 이제 슬슬 우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본격적 우기를 앞두고 예고편으로 한번씩 소나기가 쏟아질 때 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게 됩니다. 빗줄기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고 사방팔방으로 들이치기 때문에 우산도 별 소용이 없고, 무엇보다 도로가 침수되어 꼼짝없이 발이 묶이기 때문입니다. 캄보디아 도로는 배수 시설이 부족하여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바로 도로에 물이 차오르기에 비가 올 때 오토바이는 위험천만이고 그나마 자동차는 좀 낫습니다. 그러나 한창 빗줄기가 쏟아질 때는 앞 유리창 와이퍼 속도를 최대로 해도 앞이 잘 보이지가 않고, 옆 차가 지나가면서 도로에 차 있는 물을 파도처럼 튀기면서 가기 때문에 운행 중 비가 오게 되면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캄보디아는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그랩(Grab)같은 앱 호출 교통수단을 많이 이용하는데 비가 올 때에는 앱 기사들도 호출에 응답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 캄보디아에 왔던 2000년대 초반보다 프놈펜은 높은 건물도 많아지고 공장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도로 시설은 아직 그 시절 그대로라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 사람들은 늘 그래왔던 대로 그냥 참고 사는 것 같습니다.

4-5월에 캄보디아에는 각각 한 차례씩 연휴가 있습니다. 저희는 4월 연휴에는 컨테이너 이삿짐 정리를 하였고 5월 연휴에는 그나마 잠깐 쉼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5월 연휴 동안 헤브론 병원은 큰 규모의 전기 공사를 하였는데 기도해 주신 덕분에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헤브론 병원을 위해 두 손을 모아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한편,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3일 연속으로 병원에서 환자분이 소천하신 것입니다. 한 분은 선교사님이셨는데 사역에만 집중하시느라 건강을 돌보지 못하셨는지 50대 초반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암으로 소천하셨습니다. 아직 헤브론의 호스피스 병동이 준비중이라 한평생 영혼 구원을 위해 수고하시다 이제는 지친 몸만 남으신 선교사님께 더 세심한 돌봄을 제공해 드리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다른 한 분은 프놈펜에서 8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서 힘들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오신 교민이셨습니다. 이 교민분은 돌아가시기 하루 전에 원목님과 정신과 의사 선생님을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고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그 지역에도 병원이 있는데 굳이 멀리 떨어진 헤브론까지 오신 것이 바로 주님을 영접하는 사건을 위해서였나 봅니다. 마지막 한 환자는 어린 아기였습니다. 이 아기는 선천성 심장 기형이 너무 심하여 한국에 보내기도, 헤브론에서 수술하기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아기는 헤브론에서 약 2년의 짦은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어린 아기의 죽음이라 다들 아기의 엄마를 많이 걱정하였으나 아기의 엄마는 아픈 아이 때문에 온 가족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헤브론에 와서 의사를 만나 가난한 시골에서 엄두도 못 낼 치료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하며 비교적 차분히 아이의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육을 살려내는 병원의 기본 역할을 잘 감당하면서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고 영을 살려내는 데에도 헤브론 병원이 계속하여 쓰임받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치훈 선교사는 여전하게 오전에는 헤브론 병원에서 환자 진료를 하고, 오후에는 캄보디아 왕립대학 어학센터에서 캄보디아어를 배웁니다. 처음보다 진보가 있지만 통역 없이 환자를 진료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빠른 캄보디아어 습득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삶의 패턴이지만 중간중간에 다른 선교사님들을 돕거나 주변에서 의료와 관련한 의뢰나 상담 등을 해오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분주하게 지낼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귀찮아하기보다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정주영 선교사도 여전하게 오전에 캄보디아어를 배우고 오후에는 아이들을 돌봅니다. 이번 달부터 주 1회 오후 시간에 큐티에 관심 있는 엄마들과 큐티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이 각종 교회 사역은 열심히 하셨지만 평소에 큐티를 잘 안 하셨기도 하고, 기존의 큐티와 다르게 적용 중심으로 하다 보니 처음에는 좀 힘들어 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말씀을 보기 시작하고 오늘 본 말씀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경험이 누적되니 열심을 내는 분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자녀들을 데리고 다같이 큐티 나눔을 하는 것으로 가정 예배를 시작한 분도 계시고 큐티를 안 하려는 사춘기 자녀를 위해 기도하고자 하는 분도 생겼습니다. 이 모임을 위해 좀 더 준비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하려고 기획된 모임이 아니라 큐티 하다 인생 바뀐 이야기를 자랑(?)하다 보니 어떻게 하는지 알려 달라고 하여 얼떨결에 시작되었기에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혼란의 연속인 이민자의 삶에서 큐티를 통해 말씀이라는 푯대를 바라보며 나아가려는 엄마들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신 결과로 수아는 이번에 미션스쿨(선교사자녀학교)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합격도 주의 뜻 탈락도 주의 뜻이기에 어떤 인도함이든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학년을 명확하게 결정하기 위한 시험을 한번 더 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수아에게 적합한 곳으로 인도함 받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영찬이는 너무나도 열심히 기도해 주신 덕분인지 지금 다니는 학교에 차고 넘치게 적응이 되었나 봅니다. 미션스쿨에는 몇몇 아는 형, 누나들도 있어서 쉬는 시간에 한국말로 놀기 위해서라도 학교를 옮기고 싶어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지금 학교에 계속 다니고 싶다고 합니다. 영찬이의 진로를 위해서도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오는 6월 초에 이치훈 선교사의 친형 결혼식 참석과 수아, 영찬이의 소아치과 진료를 위해 잠시 한국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형과 예비 형수님을 한국에서 전도 집회에 초청한 적이 있는데 집회만 오고 여전히 교회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번 방문 때 다시 교회 출석을 권면하려고 하는데 이 분들의 마음이 열려 예수님을 향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수아는 캄보디아에 오기 바로 얼마 전 소아치과 진료를 받다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5개나 없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담당 의사 선생님도 깜짝 놀라셨는데 담당 선생님께 지혜를 주셔서 더 이상의 결손을 방지하고 기존 치아를 잘 보존하기 위한 적합한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현지인 자매를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20대 초반, 꽃다운 나이의 대학생이지만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주경야독에 여념이 없는 Mi 자매입니다. 응급 수술이 필요하니 도와 달라고 Mi 자매를 의뢰 받았으나 헤브론은 응급 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녁 늦은 시간에 다시 다른 병원까지 가느라 고생을 하였던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자매가 입원한 병원으로 심방을 가서 안부를 묻고 기도를 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Mi 자매는 4개월 전부터 예수님을 믿었는데, 외국인인 저희가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을 위해 심방을 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고 하나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퇴원 한 달 후 다시 심방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유방에 멍울이 잡히는 것 같다고 하여 헤브론에 진료를 받으러 오기로 하였습니다. Mi 자매의 건강과 신앙 성장을 위해 기도 부탁 드립니다.

기도제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치훈/정주영/수아/영찬 모두 우기에 잘 대비하고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2. 헤브론 병원이 보내주신 환자들을 잘 치료하고 구원의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3. 이치훈/정주영/수아/영찬 모두 캄보디아어와 영어의 진보를 위해

4. 큐티하는 지체들(헤브론 큐티 모임, 엄마 모임)이 말씀으로 굳건히 세워지도록

5. 수아와 영찬이 학교를 주님 뜻 가운데 선하게 인도해 주시고 소아치과 의사 선생님께 지혜를 주셔서 적합한 치료를 잘 받고 돌아올 수 있도록

6. 이치훈 선교사 친형 부부의 구원을 위해

7. Mi 자매의 건강과 신앙 성장을 위해

감사합니다.

사랑을 담아,
이치훈/정주영/수아/영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