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정주영 선교사

주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샬롬~ 캄보디아 이치훈 선교사 입니다. 어느덧 캄보디아에 온 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우기인 요즈음은 간간히 내리는 비가 더위를 누그러뜨려주기 때문에 한국에서와는 다르게 비가 내리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먼저, 여러 동역자님들의 기도 덕분에 비자를 잘 받았음을 먼저 알려 드립니다. NGO비자의 최초 발급은 3개월만 유효하기 때문에 한번 더 갱신을 해야 하지만 갱신의 경우는 국경을 넘지 않고 캄보디아에서 신청이 가능해서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비자까지 해결되고 나니 캄보디아 정착의 큰 일들은 얼추 끝난 걸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우여곡절을 통해 더욱 성숙하게 하시고 지경을 넓혀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여전히 오전에는 병원에서, 오후에는 크마에 수업을 들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레벨1 수업 3개월간 글씨와 발음을 배웠다면 이번 달에 시작한 레벨2에서는 문장을 읽고 쓰는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아직도 벙어리 수준이긴 하지만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며 수업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하기 연습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 다음주부터는 월/수/금 점심시간에 선배 선교사님으로부터 그룹과외를 받기로 했습니다. 좋으신 하나님께서 적절한 시기에 도움의 손길을 허락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제 안에 주셔서 이렇게 공부를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큰 은혜이고 기적임을 고백합니다.

헤브론병원은 여느때처럼 매일매일 수많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지만,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여러 도움의 손길들로 하루하루가 기적과도 같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능력이 부족하지만 어떻게 하면 현지 의사들이 좀더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안정적으로 진료하고 배우며 지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다음달이면 새로운 1년차 레지던트 4명이 선발되고, 기존 레지던트 포함 총 12명의 레지던트가 수련을 받게 되는데, 일 중심적으로 돌아가는 환경 가운데 진료와 교육을 적절히 병행할 수 있도록 수련 스케줄을 짜야 하는 중요한 일이 남아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현지 의사들과 잘 소통하여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수련 스케줄을 짤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특별히 반가운 손님이 오셨습니다. 서울의 유명한 이비인후과 병원인 보아스이비인후과 대표원장님께서 진료 및 레지던트 강의를 위해 헤브론병원에 방문해 주셨습니다. 원장님은 제가 캄보디아로 들어오기 직전에 기도편지를 보낸 것이 인연이 되어 이번에 직접 헤브론병원에 방문하시게 되었는데, 사소해 보이는 작은 일조차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면 귀한 연결고리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헤브론병원을 비롯해, 캄보디아 내에 이비인후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몇 군데 없기 때문에 원장님의 이번 방문이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소아 환자는 중이염, 비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지인 소아과 의사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틀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료와 현지 의사 대상 강의를 직접 해보시면서 헤브론병원의 필요가 무엇인지 더욱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며 기뻐하시던 모습이 제게도 큰 기쁨과 감사로 다가왔답니다. 향후 헤브론병원에 이비인후과 세팅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동역하실 예정인데 이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아내는 여전히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아침 일찍 출근을 하고 나면  아이들 등하교 및 각종 대소사는 모두 아내 몫이 되기에 늘 만성 피로에 시달립니다. 아이들은 하교 후에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한국이라면 놀 곳도, 배울 곳도 많아서 아이들이 하교 이후에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낼 수 있었을 텐데 이곳에서는 주로 집과 마당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지내는 것이 때로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심지어 다른 학교에 다니는 선교사 자녀들은 방학을 맞아 대부분 고국으로 가버렸기에 요즘에는 함께 놀 친구들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둘째 영찬이와 대화를 나누다 알게 된 사실인데, 학교에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는 줄 알았던 영찬이가 학교에서는 주로 망부석처럼 그냥 앉아서 지낸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언어가 안되기 때문에 친구들이 안 놀아주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한국의 어린이집에서는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활기차고 재미있게 지냈던 영찬이었는데, 학교에서는 그냥 앉아서만 있는다는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요. 그래도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하지 않고 매일 등교하는 것이 기특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런 영찬이를 제가 귀가 이후에는 좀더 재미있게 놀아주고 더욱 신경을 써서 돌봐줘야 하는데 그렇게 잘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제가 많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런 저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제 8월 중순이면 아이들이 미션스쿨로 전학을 갑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가 아이들의 현지 적응에 나름 큰 도움이 되었기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전학 가는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다시 적응을 해나가야 하는 어린 수아와 영찬이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정착의 길이 참 머네요…

마지막으로, 가정과 병원에서 여러모로 부족한 저의 모습을 보며 마음에 절망감과 근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의 부르심과 하나님의 사랑이 제 안에 확고히 자리잡지 못하면 모든 것이 흔들리는 것을 종종 경험합니다. 매일매일 주님과 주님의 말씀 앞에 나아가 충만한 은혜 가운데 거하는 것이 저의 부르심임을 다시금 기억하며, 게으르고 완악한 몸과 마음을 쳐서 복종하는 자리에 거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주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도 주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 그리고 평강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저희 가정과 동행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기도제목=

  1. 언어 습득에 진보가 있도록
  2. 헤브론병원 신입 레지던트 선발과 수련 스케줄 짜는 것의 인도하심을 위해
  3. 헤브론병원 이비인후과 세팅을 위한 보아스이비인후과와의 지속적인 동역을 위해
  4. 아내의 건강(만성피로)과 수아 영찬이의 안전, 새로운 학교 적응을 위해
  5. 김우정 원장님과 사모님을 비롯, 헤브론 병원 선교사님들의 건강을 위해
  6. 한국에 있는 믿지 않은 가족들의 구원을 위해

사랑을 담아, 캄보디아 헤브론병원 이치훈/정주영/이수아/이영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