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정주영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샬롬~ 캄보디아 이치훈/정주영 선교사입니다.

다사다난했던 8월을 보내고 약간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시작한 9월 이었습니다. 9월에는 명절로 인한 휴일이 제법 있어서 지난 달에 못한 일도 하고 좀 쉬기도 할 참이었지요. 그러나 결국 여러 가지 사건들로 인해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육신의 편안함보다 영적인 훈련의 기회를 먼저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할렐루야!

한국의 추석 기간에 조상 중에 화교가 있는 캄보디아인들은 중국의 풍습을 따라 중추절을 지냅니다. 그리고 이 나라의 중요한 명절인 프춤번은 연휴로 다들 고향에 갑니다. 요새 한국은 명절의 유래를 따지기 보다는 절기마다의 기쁨과 연휴의 휴식을 누리는 정리와 재충전의 시간으로 점점 변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아직 캄보디아는 정말 그 명절의 유래대로 그에 맞는 풍습을 행하며 지킵니다.

프춤번은 동그란 떡을 던진다는 의미로 조상 귀신들이 1년 동안 밥을 굶다가 이 날 후손들이 던져준 떡을 먹고 가는 날입니다. 보통은 달의 운행에 맞춰 새벽 3-4시에 절에 가서 그 주변에 동그란 떡을 던집니다. 이 날 떡을 먹으면 조상 귀신들이 다음 프춤번 때까지 못 먹기 때문에 몹시 신경을 씁니다. 이 때 잘 먹은 조상은 후손을 잘 돌보고 부실하게 먹은 조상은 후손에게 해코지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춤번은 떡을 먹기 위해 구천을 떠돌던 이 나라 귀신들이 다 지상에 모이는 명절이기에 캄보디아의 각종 명절 중 가장 어둠의 세력 하에 있는 명절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프춤번을 앞두고 캄보디아에서는 또 한번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인 선교사 자녀가 뎅기 뇌염으로 추정되는 병증으로 혼수상태가 되어 결국 한국으로 후송이 되었습니다. 이 가정은 부모와 네 아이, 이렇게 총 6명의 다자녀 가정인데, 후송된 환아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가족들은 이미 차례로 뎅기열을 앓아 저에게 입원치료 또는 외래 진료를 받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후송된 환아는 헤브론병원에 내원하지 않고 집에서 자가 치료를 하다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 현지에서 가장 좋다는 종합병원의 중환자실로 곧바로 입원을 하였지만 병세가 심해 사경을 헤메다 기적적으로 한국으로 후송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마음이 참 힘들었습니다. 후송된 환아는 뇌의 염증이 심해 예후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한국으로 후송되는 과정에서도 각종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한국으로 후송된 만큼 잘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선하신 주님의 치유의 은혜가 임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후송된 환아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계속하여 채워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후송을 결정해야 할 만큼 중대한 질환의 경우 현지에서만 수천 만원의 병원비가 나옵니다. 게다가 한국으로 바로 후송하지 못하고 제 3국을 거쳐서 후송하게 되는 경우에는 억대가 넘는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환자 치료에 사용된 의료기자재의 원가에 집중하는 한국과는 달리, 이런 나라에서는 각 의료진이 행한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철저히 따지는데다 외국인의 경우 차등 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중환의 경우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금액이 정산되게 되고, 이는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가입되어 있는 보험의 보장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액수입니다. 또한 후송 이후 한국에서 발생하는 병원비는 얼마가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연이은 사건들이 믿지 않는 분들에게 부정적으로 해석되어 복음의 전파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캄보디아로 오기 직전에도 한국인 선교사 자녀가 심한 폐렴으로 폐 기능이 10%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후송이 되었고(다행히 기적적으로 완치), 바로 몇 달 뒤에는 건장한 30대 한국인 남자 선교사님이 원인 모를 병에 걸린 지 3일만에 미처 손 써볼 틈도 없이 갑작스럽게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이러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하여 선교사님들뿐만 아니라 교민들에게도 심리적 허탈감이 있습니다. 믿지 않는 분들도 앞장서서 수혈을 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습니다만 동시에 심리적 피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의 열악한 환경 가운데에 있는 여러 선교사님들과 그 자녀들을 특별히 보호해주시고 믿지 않는 분들이 낙심하지 않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헤브론병원은 처음에 현지인들을 위한 무료 병원으로 시작되었지만 다수의 한인 선교사들도 저희 병원에 내원하고 있습니다. 현지 병원의 비싼 의료비도 문제인데다 현지 병원의 진료 자체를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 인도 등 주변국의 탄압으로 캄보디아로 사역지를 옮기는 한인 선교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선교사들의 의료적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게다가 한인 선교사들의 나이가 대부분 고령으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헤브론 병원의 상황이 여의치가 않고, 한 번씩 이번 후송 사건처럼 헤브론병원의 치료 한계를 넘어서는 환자가 발생할 경우, 그저 기도 외에는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다는 현실에 또 한번 어깨가 무거워 집니다. 지난 번과 이번 후송 건의 경우 두 환아를 한국의 두 곳 선교 병원에서 받아주어 감사하게도 한 명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완치가 되었고, 지금 후송된 환아는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만약 이 두 선교 병원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많은 선교사들이 나가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선교 병원인 헤브론병원에 하나님께서 이런 사건들을 통해 말씀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10월 17일에는 헤브론병원에 큰 행사가 있습니다. 이 나라 보건부의 주요 인사들을 모시고 신장투석센터 개소식을 갖습니다. 이 나라에 투석 시설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기에 의미가 큽니다. 무엇보다 투석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투석을 받으러 오기 때문에 복음의 접점을 찾기가 용이합니다. 개소식 전까지 마무리 공사가 잘 끝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신장투석센터 전임으로는 홍콩 출신의 신장내과 전문의가 2년동안 섬겨주기로 하였는데 이후로도 계속해서 후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지난 2년간 헌신적으로 섬겨주셨던 한국 내과 선교사님께서도 내년 2월이면 본국으로 귀임 예정입니다. 헤브론병원 특성상 내과 전문의가 반드시 필요한 곳인데 후임 내과 전문의 및 그 외 각 과별로 계속하여 준비된 의사 선교사들을 보내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길병원으로 심장 수술을 보내었던 현지 어린이도 수술을 잘 받고 돌아왔습니다. 건강해진 아이에게 이제 복음의 씨앗이 싹틔워지길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한편 수아와 영찬이가 다니는 미션스쿨에서는 FLAG week(Forever Learning About God) 라는, 한국으로 치면 여름 성경학교와 비슷한 심화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 기간 많은 아이들이 아파서 결석을 하거나 교내 안전사고로 다쳤습니다. 영찬이도 학교에서 넘어지면서 머리를 철문에 부딪혀 두피가 찢어져서 꿰매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방해하려는 영적 공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이 질병과 사고로 인해 낙심하지 않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수아는 결국 아픈 이 하나를 뺐습니다. 다행히 그 자리에는 새로운 이가 난다고 합니다. 또한 저희 가족 모두 면역력 저하로 감기가 심하게 걸렸었는데 유독 수아만 기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아를 위해 특별히 기도 부탁드립니다.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칠 수 있는 환경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시는 손길이 없다면 생명력 없이 무기력하게 지낼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가정과 일터에서 예배자로 부르심을 받은 것을 기억하며 매일매일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말씀과 기도 외에는 다른 살수 있는 길이 없음을 기억하며 영적 군사로 자라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이치훈/정주영/수아/영찬 드림.

<기도제목>

  1. 한국으로 후송된 선교사 자녀의 치료와 도움의 손길들을 위해
  2.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복음 전파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이로 인해 낙심한 자들을 위로하여 주시며, 열악한 환경 가운데 있는 캄보디아 선교사와 자녀들을 특별히 보호하여 주시도록
  3. 헤브론병원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뜻을 잘 분별하며 나아갈 수 있도록
  4. 심장 수술을 받은 어린이가 영육간에 강건하여 그 마을의 복음의 통로가 되도록
  5. 저희 가족의 영적/정서적/육체적 건강을 위해
  6. 10월 17일 헤브론병원 혈액투석센터 개소식을 위해(마무리 공사)
  7. 내과를 비롯 각 과별 예비된 의사 선교사들을 보내 주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