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샬롬~ 캄보디아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한국은 이제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을 텐데 모두들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이곳의 겨울은 추위는 없지만 저녁에 해가 빨리 지는 것은 한국과 같습니다. 저녁 5시 반 정도부터 어둑어둑해지기 때문에 캄보디아 아이들도 수아, 영찬이도 밖에서 더 놀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은 어느 나라나 다 같은가 봅니다.

동역자님들의 기도에 힘입어 헤브론 간호대학 신입생 입학식을 잘 마쳤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학교는 새 학기를 11월에 시작하기에 그에 맞춘 가을 입학식 입니다. 신규 졸업생들이 각자 취업한 병원에서 다들 실력이 좋다는 평가와 함께 새로 입사할 졸업생은 더 없는지 스카우트 제의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학년에는 지원자가 몰려 성적 최우수자 순으로 신입생을 뽑을 수 있었습니다. 간호학도 의학과 마찬가지로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다 보니 수업량이 방대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초학력이 우수한 학생을 뽑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준비된 학생들을 예비하여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입학식 날, 기대에 찬 학생들의 반짝이는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헤브론 간호대학에서의 생활 가운데 이 반짝이는 눈빛들이 예수님을 향하게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합니다. 아울러 간호대학의 교수진의 인력 충원을 위해 기도 부탁 드립니다.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하는 국제 과정이다 보니 교수진 확보가 늘 관건입니다. 항상 모자란 듯 하다가 결국에는 딱 맞게 채워 주셨으나 이번 학기의 경우 개강을 바로 앞에 두고 갑작스럽게 결원이 발생하는 바람에 정주영 선교사도 대체 투입이 되었습니다. 정주영 선교사에게 지혜를 주시고 영어로 강의하실 수 있거나 캄보디아, 혹은 제3국에서 언어 연수 후 강의를 해 주실  장/단기 교수요원을 보내어 주시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김우정 원장님을 위해 계속 기도 부탁 드립니다. 한국에서 새로운 항암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중간에 어려운 일들도 있었지만 비교적 순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항암 치료라는 고난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동행하여 주시고, 간호하시는 박정희 사모님도 지치지 않도록 붙들어 주시기를 기도 부탁 드립니다.

정형외과 선생님께서 6개월간의 섬김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셨습니다. 후임이 없는 상황이라 빈자리를 대체할 현지인 전문의를 뽑고자 하는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각 과별로 장/단기로 섬겨주실 의사 선생님들을 보내어 주시도록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 달에도 헤브론병원에는 손님들이 많이 오셨지만 저희 가족에게도 특별한 손님이 있었습니다.저희 가정과 함께 의료선교훈련원에서 훈련받았던 한국 누가회(CMF, Christian Medical Fellowship) 소속 늦깎이 의대생이 방문해 주었습니다. 이 의대생은 작년과 올해 한국 누가회 수련회에 캄보디아 의료인들이 참석하였을 때 이들을 위한 섬김이로 봉사를 하였었는데 이번에 캄보디아 CMF 수련회가 있어 참석차 온 것입니다. 이 의대생을 가이드하며 캄보디아 CMF 소속의 새내기 현지인 의료인들과도 교제할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 그들의 삶을 인도하신 하나님에 대한 여러 간증과 현재 의료인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저희도 많은 은혜를 받았고, 그들의 속마음과 생각도 알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고향이 시골인 친구들이 의대 입학 후 프놈펜으로 오게 되면서 학사(기숙사) 사역을 하는 선교사를 만나 예수님을 믿게 된 은혜, 외국인 선교사들을 통해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 은혜, 선교사를 통해 연결된 장학금으로 의대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은혜 등, 하나님께서 캄보디아 땅과 이 영혼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분명히 보고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캄보디아는 인구의 60% 이상이 2,30대 미만이기에 캄보디아의 소망은 젊은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젊은 현지 기독의료인들이 바로 이 나라의 미래요 그루터기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온 늦깎이 의대생과 캄보디아 CMF 지체들의 돈독한 관계를 보며, 꼭 현지에 나와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더라도 선교사와 같은, 어쩌면 선교사보다 더 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아름다운 관계의 이면에는 늦깎이 의대생의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섬김과 사랑이 있었습니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이기에 자원함과 기쁨으로 자신을 사랑해주고 섬겨주는 사람을 향해 마음을 열고 좋은 관계를 자연스럽게 맺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면서, 오전에는 진료로 오후에는 언어공부로 정신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핑계로 아직 헤브론병원의 현지 의사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내년부터 풀타임으로 병원에 머무르게 되면 마음의 여유가 좀더 생겨서 현지 의사들과 좀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보지만, 제 안에 얼마나 사랑이 부족한지 잘 알기에 그저 매일매일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사랑이 제 안에 차고 넘쳐서 조금이나마 예수님을 닮은 사랑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렇게 부족한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캄보디아 CMF 의료인들이 영적으로 성장하고 축복의 통로로 쓰임받도록 기도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한편, 늦깎이 의대생과 새내기 캄보디아 의료인들과의 교제를 통해 하나님은 회개의 마음도 주셨습니다. 우리가 크든 작든 ‘다음 세대’에 대한 관심은 늘 있어 왔지만 ‘다음 세대 선교사’를 위한 기도와 준비는 부족했다는 것에 대한 회개의 마음입니다. 사실 저희 부부는 ‘다음 세대를 위한 관심’의 최대 수혜자입니다. 둘 다 한국에서 청년 사역으로 유명한 교회에서 청년기를 지내다 보니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분에 넘치는 은혜와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이 교회들은 물심양면으로 다름 세대를 양육하였고, 청년들은 은혜 받으니 선교지로 나가는…그런 선순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기 중에 선교사나 목사가 된 지체들도 제법 많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늦깎이 의대생과 저는 딱 띠동갑의 차이가 납니다. 이 의대생이 앞으로 인턴/레지던트 포함한 10년이라는 기나긴 배움의 시간을 끝내고 임상으로 나올 때에는 아직까지는 논란 중에 있는 인공지능(AI) 의사가 아마 필수가 되어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최첨단 환경 가운데서 진료하던 젊은 의사들이 캄보디아 같은 낙후된 곳에 오려고 할까? 와서는 어떤 사역을 할 수 있을까?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얼마 전 캄보디아 국립의대에서는 증강현실(VR)을 이용한 진단 시연을 한 바가 있습니다. 물론 시연일 뿐, 아직도 무료 진료를 받기 위해 밤새 줄을 서는 환자가 있는 이 나라에서 임상에 실제로 도입되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들을 볼 때 아마도 저희까지가 이런 최첨단 장비가 없이 진료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도 캄보디아도 늘 격변하는 상황 가운데 놓여 있기에, 시대적 흐름에 휩쓸려 매몰되거나 흔들리지 않고 잠잠히 하나님을 바라보며 선교지로 나아오길 준비한다는 것이… 예전처럼 개인이 은혜 받고 알아서 선교 나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미래나 은혜는 필수이겠지만 공동체 중에서도 선교 비전이 있는 공동체를 이루고, 그 공동체 내에서 좀 더 일찍부터 선교 관심자들이 발굴되고, 이런저런 모양으로 섬기는 선교 헌신자로, 더 나아가 실제 필드에 나오는 ‘다음세대 선교사’로 준비 될 수 있도록 더욱 세밀한 관심과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다음 달 사역을 위해서는 특별히 12월 3일 저녁 7시, 양재 엘타워에서 열리는 ‘후원 감사의 날’행사를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 동안 헤브론병원과 간호대학을 위해 현지에서 혹은 각자의 나라에서 기도와 물질과 봉사로 섬겨주셨던 동역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나누고, 새롭게 헤브론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되신 분들과 함께 헤브론에 주신 비전을 나누고자 합니다. 준비하는 손길을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이 감사와 은혜가 충만한 시간이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참석을 원하시는 분은 저희에게 이메일이나 카톡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기도제목>

1. 간호대학 신입생들이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2.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간호대학 교수를 꾸준히 보내어 주시고, 정주영 선교사 간호대 기본실습 지도에 지혜를 주시도록.

3. 김우정 원장님 항암의 고난을 잘 통과하시고 박정희 사모님 지치지 않도록. 

4. 내과 및 각 과별 헌신된 전문의를 많이 보내 주시도록.

5. 저희 가정이 주님이 부어주시는 사랑과 은혜 가운데 맡겨주신 일들을 잘 감당하고 현지 의사들과 간호대생들을 사랑으로 잘 섬길 수 있도록 

6. 캄보디아 CMF 의료인들이 영적으로 성장하고 축복의 통로로 쓰임 받도록

7. 감사와 은혜가 넘치는 후원 감사의 날 행사가 되도록.

사랑을 담아, 이치훈/정주영/수아/영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