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샬롬~캄줌마 정주영 선교사입니다. 여전히 고국의 동역자님들께 안부를 여쭙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던 코로나 확진자 수가 도로 올라가고 있다는 고국의 소식을 접하며 또다시 캄보디아보다 고국을 위해 기도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특별히 한국의 의료진들에게 힘을 주시고 지치지 않도록 기도하며, 선하신 주님께서 친히 동역자님들과 그 가정을 보호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캄보디아 역시 공식발표 기준으로 한 달 정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던 상황이라 이대로 소강상태로 가는 듯 하다가, 바로 얼마 전부터 해외 유입에 의해 확진자들이 다시 발생하면서 모든 입국자는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 2주, 만일 해당 비행기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탑승자 전원 강제 시설 격리 2주라는 강경책을 내놓았습니다. 그 후 실제로 인천 발 프놈펜 도착 비행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그 비행기 탑승자 전원은 지금 강제 격리 시설에 입소하여 지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강제 격리 시설이 그야말로 수용소 수준이라 격리는커녕, 오히려 그 안에서 2차 감염과 격리 시설 종사자를 통한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보며 느끼는 것은 좌절과 두려움 뿐입니다. 이쯤 되니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인정이 됩니다. 3월 초 이 나라에 처음 코로나 사태가 터졌을 때는 코로나를 잘 막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면 이제는 그저 주님께서 캄보디아를 지켜 주시기를 기도할 따름입니다.

헤브론 병원도 줄어들었던 환자 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구에서 마스크와 발열 체크, 입장한 후 거리두기 등의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지만 완벽할 수 없기에 환자와 직원들을 지켜주시도록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부원장님은 지난 달 한국에서 초기 암 수술을 하고 오셔서 자가 격리 중이십니다. 원장님이 안 계신 상황에서 부원장님의 빠른 복귀가 병원에 큰 힘이 되는 상황입니다. 자가 격리 기간이 무사히 끝나 업무에 잘 복귀하시고 건강이 더욱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수고해 주셨던 내과 선교사님이 한국으로 귀국을 하셨습니다. 원래는 1년 계획으로 오셨었는데 병원의 필요가 생겨 2년 반 동안이나 섬기다 돌아가셨습니다. 내과 선교사님은 50대 중반의 나이에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헤브론에 오셔서 거의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시며 그간 많은 사역들을 헌신적으로 감당해오셨습니다. 그래서인지 내과 선생님의 송별회가 저희와 현지 의사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고 향후 저희의 사역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주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후임 선교사는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조만간 이 큰 빈자리를 채워줄 장단기 내과 선교사를 보내주시기를, 그리고 그때까지 이 역할들을 나누어 감당할 현지인 의사들이 잘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내과 선교사님이 귀국하시게 되면서 이제 병원에 젊은 의사 선교사는 남편 한 명 뿐입니다. 헤브론 병원의 선교사 평균 연령이 다시 올라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평균 연령을 낮추어 젊은 현지 의사들과 친구처럼, 형제자매처럼 소통하며 더욱 활기찬 병원을 만드는데 일조할 젊은 의사 선교사들을 많이 보내어 주시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남편은 여전히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저녁 6시경에 퇴근을 하며 오전에는 외래 진료를, 오후에는 현지 레지던트 교육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 큐티 시간에 비기독교인인 1년차 레지던트들과 누가복음 말씀을 읽고 나누고 있는데 남편은 이 시간이 은혜가 되고 오히려 이 모임을 인도하는 자신에게 더 유익한 시간이라고 고백합니다. 이 시간에 성령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고 남편과 현지 레지던트 모두가 말씀을 깨닫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은혜의 시간이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수아와 영찬이가 휴교로 인해 홈스쿨을 시작한지 석 달째 접어들었습니다. 홈스쿨을 하면서도 제가 느끼는 것은 좌절과 두려움 뿐입니다. 홈스쿨을 하면서 보니 그 동안 아이들은 학교를 정말 ‘다니기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4학년이 되는 아이가 기본 중에 기본인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을 아직도 제대로 못하는지 정말 미스테리한 일입니다. 아이가 푼 문제지를 채점했더니 동그라미는 찾아보기 힘들고 우수수~ 비만 내립니다. 지난 1년간 아이들을 위한 기도제목은 늘상 학교 적응과 건강이었는데 정말 기도한 대로만 응답 받을 줄이야…. 캄보디아에 오기 전 1년간은 준비기간으로, 와서 1년간은 정착 및 사역으로 바빠 아이들의 학업을 챙기지 못했는데 이렇게 기초학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좌절이 됩니다.

또한 외국의 학교에 다니게 된 아이들이 아직 언어(영어)를 잘 못하는 상황에서 기초학력마저 부족하면 학습부진과 자존감 저하, 학교 부적응 이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껏 적응한 학교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생깁니다. 이러한 마음들은 아이를 닦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지요. 그래서인지 요새 아이들의 관심사가 한국에 언제 가는가가 아니라(코로나 때문에 예정된 한국 방문을 미루고 있던 상황이라) 학교에 언제 가는가로 바뀌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매일 닦달하는 엄마 때문에 저라도 집을 떠나고 싶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을 닦달하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아이의 기초학력 저하는 두려워하면서 아이의 신앙 능력 저하는 왜 두려워하지 않는가에 대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아이들과 매일 큐티는 하지만 아이들은 매일 홈스쿨로 반복되는 일상이다 보니 그 내용을 적용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큰 고난에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말씀을 적용하는 것이 더욱 귀한 것인데 그 소소한 일상들을 수학 문제 풀이로 다 채우려고 했던 것이 회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부터 적용으로 두 아이가 각자 감사의 제목을 생각할 때 마다 스티커를 붙이는 그래프를 만들어 하나씩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찬이가 매번 똑같은 감사제목(장난감이 있어서 감사합니다)으로 채우는 것을 보고 그만 한소리를 하였고 영찬이는 울고 말았습니다. 휴…여전한 일상을 여전한 방식으로 감사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데 교만한 제가 또 사건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먼저 회개하는 온전한 부모가 되어 척박한 땅에서 아이들을 잘 양육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계속하여 기도 부탁드립니다. 캄보디아 집은 날씨가 덥다 보니 바닥이 대리석 무늬의 매끈매끈한 타일로 되어 있습니다. 타일은 늘 냉기가 있기에 캄보디아 사람들은 곧잘 이 바닥에 앉곤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최근 수아가 집 안에서 넘어져 또 팔 붕대를 하였습니다. 다행히 부러진게 아니고 좌상 겸 타박상이라 며칠 탄력 붕대 고정으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른쪽이어서 식사와 홈스쿨에 불편을 겪었지요.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사고가 생기니 또 좌절이 되고 또 부러졌으면 어쩌나 두려웠는데 이만하게 끝나서 감사가 되었습니다. 또한이 사건은 수아의 수고로 신앙보다 아이들의 공부에 더 마음을 두었던 것을 회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저희들도 이곳에서 동역자님들의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 계속 두 손 모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을 담아 치훈/주영/수아/영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