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샬롬~캄보디아에서 문안 드립니다. 한국은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오네요. 작년 이맘때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의 풍성한 추석을 부러워하며 지냈었는데 이번 한국 추석은 예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될 것을 생각하니 그저 씁쓸하기만 합니다. 한가위의 풍성함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지금까지 인도하신 주님의 은혜에 더욱 감사함을 누릴 수 있는 한 달이 되시기를 축복하며 환절기 동역자님들 모두 영육간에 강건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캄보디아의 코로나 확진자 통계를 볼 때 이 나라의 코로나는 다시 소강 국면으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다만 가끔씩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이나 자가격리중인 사람이 격리장소를 이탈해 도망갔다는 ‘도망 중 인원수’가 통계에 나올 때가 있어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전반적으로는 코로나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판단을 하였는지 외국인들이 다니는 국제학교들을 1차로 개학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9월 중순부터 수아와 영찬이의 학교도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단, 교내에서 코로나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정부의 불심검문 시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다시 문을 닫는 것이 조건입니다. 또한 학생들이 서로 접촉할 수 있는 학생식당과 스쿨버스 운영을 중단하는 것도 요구하였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수아, 영찬이는 매일 이 나라 대중 교통 수단 중 하나인 툭툭을 타고 등하교를 하고 있습니다. 툭툭은 오토바이를 개조한 것인데 좌우가 오픈 되어 있기 때문에 짐이나 손님이 툭툭 잘 떨어져서 툭툭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농담을 현지인들끼리도 곧잘 하곤 합니다. 교내 코로나 예방과 수아, 영찬, 아내가 툭툭으로 이동 할 때 안전을 지켜주시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또한 캄보디아 정부는 기독교 예배도 허락하여 주었습니다. 이 역시 코로나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모든 예배를 30분만에 끝내야 하고 13세 이하의 어린이는 교회 출입이 불가하다는 다소 애매한 조건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주일에는 저만 한인교회에 나가고 아내는 아이들과 여전히 집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립니다. 완전한 재개는 아니지만 어찌됐든 주일에 다시 교회에 간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기독교 예배 허가로 인해 헤브론병원의 직원예배도 재개되었습니다. 현지인 직원들은 대부분 믿음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해진 날마다(매주 월요일) 여전한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코로나로 직원 예배가 기약 없이 중단된 것이 참 걱정이 되었는데 예상보다 빨리 직원 예배가 재개되어 감사를 드립니다.

헤브론병원의 현지인 의사들의 신앙 성장을 위해 계속하여 기도 부탁 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침 큐티 시간입니다. 지난 1년간은 1년차 레지던트 세 명, 수개월 전부터 합류한 의대생 인턴 세 명 등과 함께 기독교의 기본교리, 누가복음 등을 함께 읽고 나누는 시간을 보냈었는데 새로운 텀이 시작되면서 큐티 소그룹을 재구성하였습니다. 현지인 스텝 의사 두 명에게 불신자를 위한 소그룹과 초신자를 위한 소그룹 이렇게 두 개의 특수 소그룹 운영을 부탁했고,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신 저는 일반 큐티 소그룹에 들어가서 현지 스텝 의사 한 명, 레지던트 두 명과 함께 큐티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나누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달 큐티 본문이 여호수아 말씀인데 조금이나마 현지 의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매일 밤 큐티 말씀을 미리 읽어보고 묵상하는 시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하고 깨닫는 은혜를 경험하고 있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함께 말씀을 가지고 삶을 나눌 때 솔직하게 저의 연약함과 죄를 고백할 때가 있는데 동일한 연약함을 고백해주는 현지인 의사가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현지인 의사로부터 오히려 믿음의 도전을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이 나라의 추석 명절에 해당하는 프춤번 명절이 있었습니다. 프춤번은 귀신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풍습이 있기 때문에 영적 측면에서는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명절이지요. 명절 연휴를 맞아 주말부부인 여자 레지던트가 고향에 갔습니다. 남편은 간호사로 고향에서 조그만 개인 클리닉을 하고 있습니다(캄보디아는 간호사도 클리닉 개원이 가능). 친척들이 모였는데 돈도 안 되는 클리닉은 당장 그만 두고 하루빨리 돈 많이 버는 직장을 찾으라고 서로 앞다투어 핍박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 레지던트는 큰 욕심 없이 수련 후 남편 클리닉에 합류하여 일차진료를 하면서 복음을 전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들 부부를 무시하는 친척들의 반응에 상심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도를 하였는데 남은 명절 기간 동안 클리닉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환자들이 찾아와 감동이 되었다고 하며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마음을 알아주신 하나님께 감사함을 고백하였습니다. 이 레지던트의 간증을 들으며 저 또한 삶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도전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헤브론병원의 의사들이 서로의 연약함을 긍휼히 여기며 돌아보아주고, 함께 장성한 분량을 이루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를 위해 현지인 레지던트 및 스텝 의사들, 특별히 새롭게 소그룹 인도를 맡은 현지인 스텝 의사 두 명에게도 지혜와 은혜를 주시기를 기도 부탁 드립니다.

정신과 선교사님이 드디어 복귀하셨습니다. 자가격리가 끝나고 10월 초면 다시 진료를 시작하시게 됩니다. 그 동안 정신과 선교사님을 대신해 진료를 보면서 느낀 것들이 많습니다. 헤브론병원에서는 정신과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들이 제한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몇 가지 약들을 잘 조합해서 최대한의 효과를 도출하도록 지혜로운 처방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정신과 환자들, 주로 불안장애 혹은 우울증 환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금 당장은 약으로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답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약을 처방할 때 간단하게 복음을 전하고 전도용 성경책을 주면서 자기 전에 하루에 한 장씩 성경 말씀을 읽고 마음을 드려 짧게라도 기도하고 주무시라는 말씀을 드리곤 했습니다. 어떤 환자들은 이 권고를 잘 실천하고 돌아와서 자랑하기도 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했다고 고백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캄보디아 땅을 사랑하시고 여전히 캄보디아 사람들 가운데 역사하고 계심을 보고 들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캄보디아 땅 가운데, 또 헤브론병원을 통해서 가난하고 병든 자들에게 구원의 복음이 전파되고 영과 육이 치유함 받는 새 생명의 역사가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헤브론병원의 CT가 벌써 몇 개월째 고장 난 채로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수리 기사의 입출국이 어렵다 보니 수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속히 수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열리기를 소망합니다. CT검사를 외부에 의뢰할 경우 150불정도 하기 때문에 헤브론병원의 가난한 환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됩니다. 이 나라 공장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이 200불 정도이므로 환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훨씬 클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암환자들이 헤브론병원에 내원하고 있는데, 암환자들의 경우 정확한 진단 및 병기 파악을 위해 CT검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CT가 속히 수리되어 재가동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시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아버지, 형님 가족, 장모님의 구원을 위해서도 계속하여 기도 부탁 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치훈/주영/수아/영찬 드림

<기도제목>

1. 학교 오픈과 예배 재개에 감사드리며 한국의 코로나도 진정되도록

2. 저희 가족의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 특히 아내, 수아, 영찬 등하교길에 툭툭 이용 시 안전을 위해

3. 현지인 의사들의 신앙 성장을 위해, 서로 중보하며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자라가도록

4. 레지던트 소그룹 인도를 맡은 현지인 스텝 의사들에게 지혜와 은혜를 주시도록

5. 헤브론병원이 계속하여 가난하고 병든 자들의 영과 육에 새생명을 주는 역사가 있도록

6. 헤브론병원의 CT 수리 및 재가동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7. 한국에 있는 가족들 건강과 안전, 믿지 않는 가족들(아버지, 형님 가족, 장모님)의 구원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