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샬롬~캄보디아에서 문안 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정신 없이 시작되었던 올 한 해가 어느덧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한국과의 시차, 거리 차가 있다 보니 저희는 이번 달에 올해 마지막 큐티책을 신청하는 것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준비를 다소 빠르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동역자님들 모두 올 한해 마지막까지 주님과 동행하며, 주신 사명 잘 감당하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캄보디아는 이제 코로나가 거의 끝난 분위기 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발표도 없지만 현지인들 중에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지난 달의 프춤번 연휴에는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국내 유명 관광지로 여행을 갔다는 통계가 뉴스에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자유로워졌습니다. 저희들은 외국인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조심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잠시, 한국의 일부 뉴스에도 보도되었다시피 캄보디아는 전례 없는 규모의 홍수로 큰 피해를 겪었습니다. 다행히 저희 가정과 헤브론병원은 피해가 없었습니다만 일부 직원들이 집에 물이 차서 어려움을 겪었고, 그 중 몇몇 직원들은 심지어 집에 물이 빠질 때까지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상기후와 메콩강 상류가 통과하는 나라들에 무분별하게 건설된 댐으로 인해 하류에 위치한 캄보디아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가 수도 프놈펜을 중심으로 상하수도 시설과 도로 정비 계획은 부실한 상태에서 중국 자본을 바탕으로 건물만 계속 지어 올리는 것이 더 큰 이유로 보여집니다. 홍수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기도 부탁 드립니다.

 

헤브론병원의 현지인 3년차 레지던트들과 식사 교제를 하며 삶을 나누었습니다. 이 나라는 한국과 달리 가을 학기제이다 보니 레지던트들은 8월 말부터 각 연차 별 수련이 시작됩니다. 처음 한 달은 다들 적응하기에 급급하였고, 이제 잠깐 숨 돌릴 여유가 되어 식사 교제를 하게 된 것입니다. 3년차들은 레지던트들 중 가장 중요한 위치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3년차들은 이번 수련을 마지막으로 병원을 떠나게 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가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외국에서 의사들이 올 기회도 줄어들고 내원 환자들의 수도 감소하는 등 수련 환경이 예년과는 여러모로 달라져서 좀 걱정이 됩니다. 감사한 것은 3년차들은 다 신앙이 있고 신실합니다. 하지만 각자 본인들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들이 있는 것을 봅니다. 캄보디아에서는 특정 과의 정식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을 받고자 하는 경우, 아무것도 하지않고 공부에만 올인 해야만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고난이도를 자랑하는 수련 자격 시험을 통과해야 할 뿐 아니라 월급은 고사하고 오히려 본인이 교육비를 병원에 지불하면서 일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진로에 대한 고민의 장르와 깊이가 다른 것이지요. 지금 당장은 기도 외에는 달리 도와줄 방법이 없지만 식사 교제를 하면서 3년차들의 상황과 속마음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은혜를 더 나누고 싶은 것은 새로 들어온 레지던트 1년차 중 한명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8월말 4명의 신입레지던트를 선발했지만 본인 건강의 문제로 혹은 부모님 건강의 문제로 레지던트 수련을 포기한 친구들이 벌써 두명이나 있었고 그중 한명은 의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기독교인이어서 기대가 컸었습니다. 이 친구를 대신해 뽑은 레지던트는 같은 학교 출신이지만 비기독교인이라서 아침 큐티시간에 비기독인을 위한 소그룹에 배정하여 복음을 들을수 있도록 하였는데 두달이 채 지나지 않아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회진 시 대표기도까지 하는 등 예수님 안에서 거듭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이 그저 놀랍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현지 의사들 위하여 계속하여 기도해 주시고 이들과의 교제를 통해 삶 나눔과 중보가 은혜 가운데 더욱 풍성하게 이어지기를 기도 부탁 드립니다.

 

헤브론병원에 부서 개편이 있어 행정 부서의 일부 현지인 직원이 승진하여 부서장의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헤브론병원은 장기적으로는 현지 이양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인의 부서장 승진은 이를 위한 도전이 됩니다. 부서장들에게는 지혜를, 다른 모두에게는 질서에 순종하고 서로 돕고 배려하는 마음을 주시기를 기도 부탁 드립니다.  저 또한 기존의 교육수련부장에 진료부장까지 두 가지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저는 능력이 많이 부족한데 과중한 임무가 맡겨졌습니다. 맡겨주셨기에 또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감당해야 하지만, 자격없는 자에게 허락된 이 섬김의 자리들이 추후 더욱 적합한 의사 선교사에게 맡겨지는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퇴임 후 1년간 대장항문 전문 외과의사로서 헌신적으로 섬기다 귀국하신 외과 교수님의 빈 자리를 비롯하여, 제가 볼 때  헤브론병원에 내과 의사와 외과 의사가 최소 한명씩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김우정 원장님의 뒤를 이어 이번에 병원장으로 취임하신 외과 교수님은 거의 대부분의 수술이 가능하신 분이시지만 원래 전문분야는 갑상선 유방 쪽이시기도 하고 올해초 초기암 수술을 받으신 상태라 많은 수술을 혼자서 감당하는 것이 염려가 됩니다. 또 입원환자 케어 및 현지 의사들 교육을 위해서는 가정의학과 의사인 저 한명으로는 역부족이어서 내과 의사가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나님께서 준비된 각 과의 의사 선교사들을 보내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하나님께서 계속하여 복음이 필요한 자들을 헤브론병원에 보내주십니다. 황달이 심해 입원한 한국인 환자가 한명 있는데 과거 수술의 후유증으로 담도 폐색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한국으로 가서 더욱 정밀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어 한시바삐 출국할 것을 권유했지만 자기는 죽어도 한국에 못간다며 헤브론에서 치료가 어렵다면 그냥 여기서 죽겠다고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알고보니 캄보디아 비자가 만료된 후 불법으로 체류한지 거의 2년이 다 되어 거액의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2주간 수감되어 있다가 추방을 당하거나, 이 두가지 방법 이외에는 출국할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랑 동갑인 나이기도 하고 주님께서 복음 전도의 부담감을 주셔서 죽을 갖다주며 복음을 전하고 성경책도 준비해주었지만 아직까지는 마음 문이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고난의 때에 삶을 돌아보고 회개하며 구원의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시길 함께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아와 영찬이는 학교에 잘 적응하여 다니고 있습니다. 역시나 개학을 하니 크고 작게 다치는 일들이 있고 감기로 결석을 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것이 아니므로 열이 나면 등교할수 없습니다. 아내는 최근 빈혈과 백혈구 감소 진단을 받았습니다. 후진국에 산다고 후진국스러운 질환에 걸렸다고 아내가 멋쩍어 합니다. 저 역시 무리하면 한번씩 디스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저희 가족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안전도 지켜주시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 아버지, 형님 가족, 장모님의 구원을 위해서도 계속하여 기도 부탁 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치훈/주영/수아/영찬 드림

 

<기도제목>

  1. 수해를 당한 캄보디아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하여 주시고 속히 피해가 복구되도록
  2. 현지인 의사들의 실력 향상과 신앙 성장을 위해. 특히 새로 영접한 1년차 레지던트의 믿음이 깊어지도록
  3. 새로운 현지인 부서장에게 지혜를 주시고 헤브론 가족들이 조직개편에 잘 적응하여 더 발전하는 헤브론이 되도록
  4. 각 과별 의사 선교사를 보내주시도록
  5. 불법체류와 병마의 고난 가운데 있는 한국인 환자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6. 저희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7. 한국에 있는 가족들 건강과 안전, 믿지 않는 가족들(아버지, 형님 가족, 장모님)의 구원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