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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소식 | 이치훈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동역자님들께서는 2013년 새해 시작을 어떤 마음과 계획들을 가지고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눈 깜짝할 새에 벌써 새해가 한 달이나 지나갔음에 놀라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보게 됩니다.

더욱이 부원장이라는 부담스러운 직책을 가지고 새해를 시작하게 되면서 몸도 마음도 그리 편치 않은 한 달을 보냈기에 새해 첫 시작이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부원장이 되면서 그간 하지 않았던 인사/고용 업무를 새로 맡게 되었는데 이런 일들은 저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한 예로, 지난 수년간 금요일 오후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현지 정형외과 의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계약 종료를 알리는 미팅을 하면서는 정말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이미 전 원장님으로부터 여러가지 이유로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받은 상황이었고 저 또한 그 의견에 동의하는 입장이었지만 막상 일대일로 직접 만나서 이제 그만 병원에 나와도 된다는 말을 전하려고 하니 마음에 큰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에도 상대 의사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눈빛과 억양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쉽게 느낄 수 있어서 제 마음도 참 힘이 들었습니다. 이런 것이 리더십의 고충 중의 한가지겠구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혈액투석실 안정화를 위해 큰 수고를 해주었던 크마에–소비에트 친선병원(러시안병원) 소속의 신장내과 전문의 S의사에게도 재계약을 하면서 근무일 및 근무시간 단축을 고지해야 했기에 이 또한 마음이 편지 않았지만 그 의사는 병원의 상황을 잘 이해해주고 병원 측의 제안을 잘 받아들여주어 참 감사했습니다. 아마도 이 S의사까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면 제가 너무나도 힘들어했을 것을 아시는 주님께서 S의사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풀타임으로 일하던 병리과 의사도 오전에만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싶다고 해서 월급을 조절해야 했었는데 이 또한 순적하게 이루어지게 하심에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봉직의로만 일했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은 해본 적도 없고 선교지로 나오면서도 이런 일들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이런 너무나도 낯선 일들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이게 정말 하나님의 부르심의 자리가 맞나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행정적인 일들에 익숙하지도 않고 또 제가 즐겁게 할수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의 저 깊숙한 곳에는 이런 일들이 선교인가라는 물음표가 자리잡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답은 이미 제가 알고 있습니다. 이곳이 선교지이고 이곳이 선교병원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런 일들을 해야하고 또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또한 귀한 선교 사역의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 왜 하필 내가?’라는 불평과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탁월한 사람이 많은데 왜 저같이 부족하고 능력 없는 사람이 이런 일들을 해야 하나?’ 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답을 금방 찾을 수 있을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저를 이곳에 부르신 분이 하나님이시고 또 이 자리에 세우신 분도 하나님이시라는 믿음과 고백 가운데 겸손히 머물러 있으며 주어진 일을 묵묵히 감당해 가는 것만이 지금 제가 할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서 거룩한 삶을 살아가며 주님의 지혜와 능력으로 이 부원장의 직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 달에도 참 많은 방문 팀들이 있었습니다. 막상 방문팀들과 함께 있을 때는 참 즐겁고, 기쁨과 감사함으로 섬기게 되지만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나면 에너지가 고갈되어 몸이 지치는 경험을 자주하게 됩니다. 방문팀 섬김을 위해서도 돕는 손길이 필요하고 또 다른 선교사님들과 잘 분담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저의 고민들과 어려움을 아시는 우리 주님께서 친구를 통해 위로해 주시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의대 동기 가족이 가족여행 겸 헤브론병원 방문차 캄보디아에 왔었습니다. 이 친구는 저와 이름이 비슷하여 학번이 바로 제 앞이라 실습도 같이 했었지만 서로 다른 기독교 동아리를 했었기 때문에 깊은 교제는 하지 못했던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캄보디아에서 만나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이 친구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웠던 것은 제가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 곳에서의 선교사로서의 삶에 대해 너무 잘 이해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모임이나 만남도 그러하겠지만 동일 직종 혹은 동일 공동체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고 다른 곳에는 잘 오픈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 친구는 다양한 경험과 깊은 사유의 삶을 살아서인지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저의 삶과 형편에 대해 너무 잘 이해해주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서 이 친구를 통해 또 위로와 격려를 해주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개원의로서 또 대표원장으로서 저보다 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친구였지만 멋지게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친구로서 기쁨을 누리는 복된 교제의 시간이었습니다.

아내의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였던 흰개미의 문제는 지난 1년 동안 여러 방역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차도가 없어 결국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보다 좁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어 여러 가지 짐들을 정리 중에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컨테이너 이사를 하며 가져온 수많은 어린이 책들을 책이 필요하신 선교사님들께 나누고자 하였는데 때마침 유치원 사역을 시작하는 선교사님 가정이 나타나 상당량을 보내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한국에서 오면서 어린이 책들을 챙겨오지 못한 선교사님 가정들에 나누어 선교사 자녀들의 한국어 실력 향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중고도서이지만 많은 책들이 귀하게 사용될 수 있어 감사합니다. 한 주 후 이사를 앞두고 아직도 많은 짐들을 정리해야 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이사를 가게 된 상황이라 보증금 반환 문제라든지 여러 신경 쓸 문제들이 많습니다. 이를 위해 수고하는 아내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또 순조롭게 이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올 해 중학생이 된 수아는 오는 2월에는 집을 떠나 3박 4일 간 다른 도시로 캠프를 가게 됩니다. 캠프는 한국의 수학여행과 같은 것입니다. 사고 없이 안전하고 즐거운 캠프가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영찬이는 운동을 즐기다 보니 크고 작은 부상들을 많이 당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건기의 중반이 되면서 또 모기가 극성인데 뎅기와 치쿤구니야 같은 풍토병에 걸리지 않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영접(아버지, 형님 가족, 장모님) 신앙 성장(어머니, 장인어른, 처재)을 위해서도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긴급한 기도제목 중 하나는 헤브론병원 창립자이신 김우정 선교사님 내외분의 코로나 회복을 위한 것입니다.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장기간 캄보디아에 돌아오지 못하셨었는데 최근에 컨디션이 많이 좋아지셔서 정말 오랜만에 고향같은 헤브론병원에 방문하셨는데 공항에서 감염된 것인지 도착한지 며칠이 안되어 사모님이 코로나에 걸리셨고 연달아 김우정 선교사님도 코로나에 걸리셨습니다. 사모님은 증상이 경하고 빠른 회복을 보이시는데 김우정 선교사님은 고열과 오한이 심해서 힘들어하시는 상황입니다. 속히 쾌차하실 수 있도록 중보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치훈/주영/수아/영찬 드림

<<기도제목>>

  1. 부원장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여러가지 행정적인 일들을 지혜롭게 잘 감당할 수 있도록

  2. 여러가지 병원 업무로 분주하고 지치기 쉬운 환경 가운데,영적/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잘 지켜갈 수 있도록

  3. 여러 방문팀 섬김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붙여주시도록

  4. 지속되는 흰개미 출몰로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는데 순적한 이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5. 수아,영찬 캠프와 학교 생활에서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6.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신앙을 위해

  7. 김우정 선교사님의 코로나 회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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