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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이치훈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이번 8월 한달은 캄보디아 생활 중에 가장 바쁘게 지나간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의 여름방학 기간이라 많은 방문팀들과 봉사팀들이 헤브론병원을 다녀갔고 이 팀들의 방문을 어레인지하고 서빙하는 것이 저의 업무 중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한 주간 병원사역과 마을사역을 병행했던 P교회팀을 섬긴 것은 개인적으로 큰 훈련이 되었습니다. 30여명이 넘는 팀을 공항 픽업부터 마지막 출국 일정까지 모두 함께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3월부터 팀 리더십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준비하였지만 제가 그다지 꼼꼼하지 못한 탓에 결국에는 아내가 구원투수로 나서서 여러 구체적인 일정들을 만들고 조율하는 것부터 장보기까지 크고 작은 일들을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P교회에서 오신 여러 의사 선생님들이 현지 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해주시고 진료도 같이 하면서 서로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던 것, 마을 사역을 통해 이동진료 및 이미용 사역, 어린이 사역 그리고 사진촬영 사역 등으로 현지 선교사님과 현지인들을 섬길 수 있었던 것. 이 모든 과정들을 옆에서 보고 도우면서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보고, 한 지체됨의 기쁨을 누릴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또한 V단체의 도움으로 진행된 안과 수술 캠프는 특히 많은 은혜가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당초 백내장 100건 및 기타 안질환 10건, 총 110건 수술을 목표로 준비하였는데 실제로는 120건을 수술하였습니다. 그간 헤브론에는 백내장 수술 대상자로 등록되어 수술을 기다리고 있던 환자들이 300명 가량 되었습니다. 이 나라에도 수술을 하는 병원이 있지만 수술비가 너무 비싸서 그 곳에서는 수술을 받을 수 없는 환자들입니다. 그 와중에 V단체의 백내장 수술팀이 방문한다는 소식은 정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V단체의 수술 실력을 익히 알고 있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을 헤브론 안과 의사와 간호사에게 전했을 때, 그들은 믿지 않았고 과연 100건을 할 수 있겠냐는 다소 시큰둥한 반응이었습니다. 이들을 다독여가며 준비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결국 수술 120건으로 목표를 초과 달성하자 그제서야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환자들이 기뻐했음은 물론이고, 이 기간 동안 수술실, 병동 등 안과 수술 캠프와 관련되었던 모든 부서가 활기를 띄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수술을 담당하셨던 두 분 안과 선생님들께서는 수술 후에도 외래에 남아 기존의 안과 장비들을 일일이 확인해주시며 고장나거나 오래되어 쓸 수 없는 장비들을 모두 정리해주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현재 가장 필요한 장비 두 가지가 안저 카메라와 안압 측정기이며, 각막굴곡측정기 역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안과 진료를 위해 꼭 필요한 장비들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재정이 부족하여 향후 이를 위한 후원금이 생기면 구입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금번 캠프가 그 동안 침체되었던 헤브론 안과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는 안과가 되도록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각 팀들의 사역을 볼 때, 누구나 주인공을 꿈꾸고 스포트라이트 받기를 꿈꾸는 시대, 인정욕구에 목말라하는 세대를 향해 하나님께서는 공동체는 하나님의 나라의 핵심이고,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식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지 않아도, 내가 꼭 주목받지 못해도,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주께 하듯 함으로 하나 되어 섬기는 것. 이를 통해 하나님의 생명과 복이 우리 안에 차고 넘칠 뿐만 아니라 외부로 흘러가는 것. 이것이 바로 성도의 삶이고 교회의 모습이고 선교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동역자님들의 삶에 이와 같은 복이 충만하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성도로서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큰 기쁨 하나가 바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앞서 행하심을 보고 경험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주에 제 신앙의 고향과도 같은 나음누리(IVF 의료인 모임) 지체들이 하모니 선교팀 신규 사역지 답사를 위해 캄보디아에 방문해서, 하루 병원 휴가를 내고 이 팀과 함께 사역지를 방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거에 계획했던 모 사역지의 방문 일정이 그쪽 사역지 상황의 변화로 취소된 것,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사역지 방문 기간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좋은 날씨를 허락하신 것, 그리고 계획하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돕는 손길들과 만남 그리고 향후 사역시 사용하게 될 적합한 숙소 장소로의 인도하심 등등, 하나님께서 이 하모니팀을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그리고 이들의 사역을 얼마나 귀히 보시고 흐뭇해하시는지 더 깊이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에서의 병원 일이 얼마나 고된지 잘 알기에, 개인 휴가를 써가며 또 자기 돈을 들여서 이렇게 수고로운 일들을 자발적으로 하는 지체들을 보면 참 놀랍기만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세상이 알수도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삶을 살아가는 지체들과 함께 하면 하나님의 임재와 인도하심을 더 선명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예수님께 미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함이 참 기쁘고 감사합니다. 먼저는 저와 동역자님들이 예수님께 사로잡힌 자들이 되기를 소망하고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하나님의 임재와 역사하심을 뚜렷하게 보고 경험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수아와 영찬이는 이번 달에 새학년이 되어서 즐겁게 학교 생활을 시작했고 아내는 헤브론 카페 오픈을 돕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내가 바빠지니 아이들이 아프거나 하면 제가 병원 일을 뒤로하고 아이들을 돌봐야 되는 경우도 생겨서 아내가 가정 밖의 다른 일들로 바빠지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병원에 있는 동안 아내는 뚝뚝으로 아이들 등하교 시키고 하교 후에도 아이들 돌보는 일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집안 일들을 하며 지내다 보니 사실 저보다 더 바쁘고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센스있게 아내를 돕지 못하는 사람이라 늘 아내는 저한테 부탁하는 일만이라도 제발 잘 해달라고 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 시키는 일 조차도 내 생각이 앞서서 하기 싫을 때가 많은데, 이번에 답사 차 방문한 나음누리 간사님과 교제하면서 아내가 제게 부탁하는 일만이라도 잘 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내한테는 얼마나 큰 자기 희생인지를 제가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보통은 남편이 그정도면 아내가 이혼하자고 할거라며 아내가 얼마나 저를 인내하며 살고 있는지 깨닫게 해주셨는데, 앞으로는 아내가 뭔가를 부탁했을 때, 내 생각을 버리고 즉각 순종하는 자기부인의 삶을 연습해 가기를 소망합니다.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여러가지 일들로 많이 바쁜 아내의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제가 자기부인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치훈, 주영, 수아, 영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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