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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이치훈 정주영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한국에서의 꿈만 같았던 한 달이 휙 지나가고 다시 캄보디아와 헤브론병원의 일상으로 복귀를 했습니다. 6월초 한국으로 출국하기 직전에 A형 독감에 심하게 걸려 수일간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겨우 몸을 추스려 한국에 방문했었는데 한국 도착 후에 또다시 상세불명의 호흡기 감염에 걸리고, 그 후유증으로 한 달이 넘도록 기침이 멎지 않아 편치 않은 한국에서의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그 바람에 폐 기저질환이 있으신 아버지에게까지 전염을 시켜서 호흡곤란으로 아버지께서 한동안 고생을 하신 일까지 있었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뵈어 효도도 하고 아직 예수님을 믿지 않으시는 아버지께 은혜로운 성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저는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캄보디아에 돌아와서 아버지의 건강은 좀 회복이 되셨는지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이번에 아버지가 정말 돌아가실 뻔 했다는 얘기를 듣게 되어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 때문에 하나님이 원망스럽지는 않았지만, ‘하필 왜 이때?’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의 마음이 컸습니다. 그리고 지난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캄보디아에서 제가 건강히 별 탈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이 우연이 아니고 하나님의 큰 은혜와 보호하심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을 힘입어 사는 인생, 하나님이 손을 놓아버리시면 쉽게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인생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한국에서 충분한 쉼과 회복의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아이들 병원 스케줄과 여러 만남들의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위와 같은 가난한 마음으로 캄보디아에 돌아왔는데, 바로 며칠 후 헤브론병원 현지 의사의 대표격인 S의사의 장모님이 뇌출혈로 하루 만에 돌아가시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S의사는 저보다 유일하게 나이가 많은 현지 의사로, 헤브론병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복음을 듣고 구원의 신앙을 가지게 되었고 아내의 핍박 속에서도 끊임없이 전도를 해서 지금은 아내 뿐만 아니라 5명의 딸들과 장모님까지 모두 예수님을 믿고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 믿음의 가정을 이룬, 놀라운 은혜의 간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젊은 현지인 의사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같은 큐티 소그룹을 할 때 S의사가 나누어준 이야기들이 있는데, 자기 마을에서 유일하게 자기 가정만 예수님을 믿어서 주위 마을 사람들에게 핍박을 받고 있고, 그래서 가족 중에 누가 죽어도 마을에 있는 절에서는 화장을 할 수가 없다고 했었습니다. 캄보디아에는 각 마을마다 절이 있어 마을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상당한데, 화장터 역시 각 마을의 절에서 독점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S의사가 보내준 지도를 따라 장례식이 열리는 화장터로 갔더니 역시나 S의사가 사는 마을이 아닌 다른 곳이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S의사는 그렇잖아도 자기 마을의 절에서는 화장을 못하게 하였고, 자기 환자 중에 스님 한 분 계시는데 그 스님의 도움으로 이 화장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핍박 중에도 신앙을 지키고 살아가는 S의사의 가족들에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놀라운 예비하심의 은혜가 느껴져서 눈물을 삼켰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모친상을 당한 S의사의 부인이었습니다. 부인은 울고불고 하기는커녕 정말 세상 평안한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고, 시신이 화장되기 시작하면서 조문객들이 하나둘 돌아가기 시작하자 헤브론병원 선교사님들을 대신해 찾아간 저와 O선교사에게 찾아와서는 저희들에게 복음을 전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선교사님들 덕분에 온 가족이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고, 어머니도 천국에 가셨다면서 수 차례 고맙다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제가 이들에게 직접 복음을 전한 것도 아니고 또 선교사 중에 가장 작은 자이기에 거듭되는 감사 인사에 몸 둘 바를 몰랐지만 이 척박한 캄보디아 땅에서 온 가족을 구원하신 놀라운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 현장을 볼 수 있어서 너무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오직 예수님 안에 거하는 자에게서만 볼 수 있는 놀라운 평안을 이 S의사 아내의 얼굴에서 보면서, 복음이 얼마나 놀라운 구원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고 이 복음의 능력을 실제로 누리며 살아가는 멋진 S의사의 가족을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여전히 온 열방 가운데서 구원할 자를 구원하시고 은혜 베풀 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계십니다. 이 구원과 은혜의 역사가 저와 동역자님들의 인생과 가정과 일터 가운데 풍성하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한가지 더 받은 은혜를 나누자면, 헤브론 간호대에서 오랜 기간 섬기고 계시는 Y선교사님 부부가 결혼 50주년을 맞아 헤브론병원 식구들 다 함께 금혼식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Y선교사님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선교사님 중의 한 분이신데, 캄보디아에서 사역을 시작하신지가 15년이나 되었고 지금은 70대 중반을 훌쩍 넘기신 아버지 뻘의 시니어 선교사님이십니다. 재미 교포시고 나름 굴지의 제약회사에서 퇴직을 하셔서 미국에서 아주 편하게 노년을 즐기면서 지내실 수도 있었을텐데, 환갑의 나이에 캄보디아에 오셔서 손자손녀 같은 간호대 학생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섬기시며 지내시고 계십니다. 간호사 출신인 Y선교사님 함께 사역을 하고 계시는데 사모님께서는 70이 넘은 나이에도 캄보디아 간호대생들을 더 잘 섬기고자 최근 2년 반 동안 한국에서 간호학 석사 과정까지 마치고 돌아오실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이번 금혼식 때 삶을 짧게 나누어주셨는데, 어려웠던 그 시절 수중에 전 재산 200불 가지고 두 분이 미국에 들어가셔서 초기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겨우 100불만 가지고서 결혼식을 했어야 할 만큼 숱한 고생을 하시면서 지내셨었는데 하나님께서 놀라운 은혜로 삶을 인도해주시고 축복해주셔서 지금은 이렇게 영광스러운 선교사의 자리에까지 불러주셨다며, 누군가 가장 행복한 인생의 시기가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자기는 주저함 없이 이곳 캄보디아에서 선교사로서 이 학생들을 섬기며 살아가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노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너무 가난했고 어려운 시간도 있었지만 하나님만 바라보고 사는 자에게 놀랍게 복을 주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고백하시는데, 그 은혜가 제게도 전해지면서, 저도 그런 신앙의 자세를 본받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분이 함께 부르시는 Amazing Grace 찬양이 두 분의 삶의 고백처럼 다가와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와 동역자님들도 이 두분 선교사님처럼 끝까지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다른 이들을 섬기며 살리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헤브론병원에서는 아침 큐티 시간과 수요 점심 기도회를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며 또 서로의 삶과 신앙을 나누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매일 많은 환자들이 찾아와 여러 현지 의사들이 수고하며 섬기며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 나라에도 인기 진료과가 있다 보니 몇몇 의사들은 환자 쏠림 현상으로 과중한 업무를 하게 될 때가 많아서, 의사들의 건강도 늘 걱정이 되고 또 환자 진료도 제대로 이루지고 있는지 염려가 되지만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하나님께서 이 병원의 주인되어 주시고 앞서 행하시고 인도해 주시기를, 그리고 섬기는 이들에게 지혜와 능력과 사랑의 마음을 허락해 주시기만을 기도하게 됩니다. 정말 주님의 도우심 없이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절절히 깨닫게 됩니다. 여러 업무와 관계의 스트레스도 많지만, 제가 그저 우리 주님만 바라보고 또 의지함으로 하루하루를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헤브론병원을 섬기는 여러 선교사님들과 또 현지 의사들 그리고 현지 리더십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세요. 여러분들의 기도의 힘으로 저희 가정과 헤브론병원은 하루하루 기적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답니다.


이제 8월 9일이면 수아, 영찬이는 개학을 하여 학교에 가게 됩니다. 8월 말 까지는 단기선교팀 방문이 한창 많은 시기라 아내도 스케줄이 꽉 차 있어서 또 정신 없는 한 달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교통 안전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구원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치훈, 주영, 영찬, 수아 드림


<기도제목>

1. 저와 가족들에게 건강의 은혜를 주셔서, 하반기 사역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2. 장모상 치른 S의사의 가정에 하나님의 위로와 평화가 넘치고 , S의사 가족들의 믿음과 신앙이 계속해서 성장해가도록

3. 저를 비롯해 헤브론병원과 헤브론 간호대의 모든 선교사님들이 하나님만 바라보고 의지함으로 현지 의사들과 직원들 그리고 간호대생들을 사랑으로 섬겨갈수 있도록

4. 많은 환자들을 봐야 하는 현지 의사들의 건강을 지켜 주시고, 제게는 이들을 잘 섬길 수 있는 지혜를 주시도록

5. 수아와 영찬이가 개학을 맞아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특별히 교통 안전을 위해

6. 단기팀들과의 협력 사역 가운데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이들과 만나는 현지인들이 영과 육의 치유를 경험하도록

7.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구원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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