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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 이치훈, 이주영 선교사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쌀쌀한 고국의 날씨에 동역자님들 모두 어떻게들 지내고 계시는지요? 이곳은 이제 우기의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밤 사이 내린 비가 배수가 되지 않아 출근길 도로가 물바다가 되고, 그 물이 이삼일이 지나도 여전히 도로에 남아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 이제는 익숙합니다. 아내는 양 옆이 뚫려 있는 이 나라 대중교통 뚝뚝을 타고 아이들 등하교 및 헤브론 카페 왕복을 하기에, 이런 도로를 지날 때면 양 옆으로 튀어 들어오는 더러운 물 때문에 카페에 도착하면 물이 튄 부위마다 알코올을 뿌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제 건기가 되면 이런 소동은 잠잠해 지겠지요. 저희와 동역자님들 모두 환절기를 건강하게 지내시길 소망합니다.


이번 달에는 헤브론병원에서 몇가지 제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있어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자세히 나눌 수 없는 일이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고 현재 진행중입니다. 직책 상, 이 과정에서 그냥 방관자의 입장에 있을 수는 없고 제 자리에서 최대한 대응하고 해결을 해야 하는 일들인데 부디 이 일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잘 해결이 되고 하나님의 공의가 바로 세워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선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먼저는 나의 수고를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고, 그 수고가 ‘나의’ 수고라고 외치며, 그 수고로 이렇게 이루었노라 자랑하는 생색이 제 안에 없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경외와 순종하는 마음은 없이 어려움을 회피하고 그저 처리해야 하는 최소한의 일들만 처리하며 살아가는 불순종의 모습은 없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몇 주 전, 이런 힘든 사건들 때문에 원장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저는 부원장의 자리가 너무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원장님께서 하셨던 말씀은 정말 정곡을 찌르는 말씀이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능력을 보시고 그 능력 때문에 우리를 부르신 분이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우리 능력이 아닌, 우리의 순종이다. 중요한 것은 순종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바로 “힘들지만 이 자리에 버티고 있는 것이 바로 그 하나님의 부르심 때문이에요!”라고 볼멘소리로 대답했지만, 제 안에 ‘아, 정말 나는 하루하루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진지한 질문이 생겼습니다. 나의 초점이 나의 능력이 아닌 나의 순종에 맞추어지는 것이 하나님께서 그토록 제가 깨닫기를 원하셨던 것이었는데 저는 늘 제 부족함과 연약함만 바라보는 불신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 병든 마음의 습관이 고쳐지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믿음의 삶, 순종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또 이번 달부터는 병원 운영의 여러 부분에 있어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직도 변경을 비롯해서 병원 시스템 개선을 위한 테스크포스팀 구성 등이 계획중이고, 그동안 현지 의사 단독으로 이루어졌던 항암제 구입 및 투약으로 인한 병폐를 방지하고자 항암치료팀을 구성하고 항암제(고가약) 구입 및 투약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 가운데 진두지휘하는 리더십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직원들이 잘 협동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셔서 헤브론병원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공의로운 병원으로 든든히 세워져 가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여러모로 마음이 힘든 시기였지만 그런 와중에도 하나님께서는 제게 ‘하나님을 경외함’이 우선됨을 다시 한번 깨우쳐 주셨습니다. 병원 원목으로 섬겨주고 계시는 C목사님의 부재로 월요일 아침 전 직원 예배 시간에 목사님 대신 말씀을 전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 말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는 직원들을 향한 말씀이 아닌 저를 향한 말씀으로 다가오셨습니다. 저는 직원들이 성경 말씀을 사랑해서 말씀을 가까이 하는 성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준비한 슬라이드 중 한 장에는 우리가 죽을 때 무엇을 가장 후회하게 될 것인가? 라는 제목으로 첫째,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주위 이웃을 더 사랑하며 살지 않은 것, 둘째, 시간을 의미 없는 일들로 낭비한 것, 셋째,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더 열심히 읽지 않은 것. 이렇게 정리를 했는데, 직원들을 향한 저의 초점은 세 번째 내용에 있었지만 제게는 오히려 첫 번째와 두 번째 내용이 불편한 마음으로 다가왔습니다. 왜냐하면 더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삶, 피곤하고 쉬고 싶다는 핑계로 유튜브 영상을 즐기며 저녁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이 저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하나님과의 친밀함 회복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것이 지속되지 못하고 능력이 없었던 이유가 바로 하나님을 경외함이 우선되지 않은 친밀함 추구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편 25편 14절 “여호와의 친밀하심이 그를 경외하는 자들에게 있음이여”라는 말씀에 경외함이 우선임이 분명하게 나와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조차도 내가 마음먹는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닌, 오직 거듭난 자의 심령에서만 생길 수 있는, 성령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갈망하는 것을 기뻐하시고, 실제로 이 마음을 갈망하는 자에게 능력으로 역사하는 경외심을 허락해주신다는 것을 조금씩 경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을 경외할 때 영혼의 기쁨이 생기는 것도 맛보게 됩니다. 저와 동역자님들의 심령에 진실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깊이 새겨지길 소망합니다.


아내는 헤브론 카페가 날마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어 몸은 힘들지 몰라도 감사함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내가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해도, 혹은 아예 출근을 하지 않아도 운영상 별 문제가 없을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다만 아직 더 해결해야 하는 시설 및 장비 문제, 메뉴 업그레이드 등등 산적한 문제들이 있기에 출근하지 않는 시간에도 항상 까페 일을 생각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저는 하루라도 빨리 아내가 카페 일에서 손을 떼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카페 일 역시 헤브론병원에 중요한 일이고 또 순종해야 할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이 역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는 결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와 동역자님들의 기도로 수아와 영찬이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수아와 영찬이는 방과후 활동중 하나로 각각 농구와 축구를 하고 있는데, 프놈펜 시내 학교 대항전에서 농구팀과 축구팀이 각각 1위와 4위를 하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학교의 운동부는 겸손함으로 이기고, 은혜로 지고, 인내로 경기하라는 기치 아래 훈련을 합니다. 중학생 이상 큰 아이들은 이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만 영찬이가 있는 초등부는 이 표어와 무관하게 그저 뛰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순수하게 운동을 즐기는 것도 하나님이 어린이들에게 주시는 특별한 은혜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 대항전이 끝나고 수아와 영찬이가 둘 다 체력이 떨어졌는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며칠간 결석을 한 것입니다. 이 더위에 그렇게 많이 뛰니 아픈 것이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운동을 안 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라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계속해서 하나님께 의탁하게 됩니다. 저희 가족의 영적, 육적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도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치훈, 주영, 수아, 영찬 드림



<기도제목>


1. 헤브론병원의 몇가지 해결되어야 하는 일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잘 해결이 되고 하나님의 공의가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2. 능력없음을 핑계로 불순종을 택하는 마음의 습관이 고쳐지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믿음의 삶과 순종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깊어지고 커지도록


3. 헤브론병원이 시스템과 운영상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리더십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직원들이 잘 협력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병원, 지속 성장 발전하는 병원으로 세워져 가도록


4. 아내와 자녀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그리고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구원을 위해 (아버지, 형님 가족, 장모님, 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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