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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치훈, 정주영 선교사


기도제목

1) 제가 일상의 은혜에 더욱 감사하며, 두 렙돈 과부와 같은 헌신의 사람, 예수님을 닮은 사랑의 사람으로 성장해 가도록

2) 수요 점심 기도모임과 새로운 책으로 시작하는 신앙서적 읽기를 통해 저와 기도 멤버들이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풍성한 은혜를 경험할 수 있도록

3) 헤브론병원의 새로운 믿음의 가정을 축복해주시고, 상을 당하신 두 선교사님 가정에 큰 위로가 임하도록

4) 그간 수고하신 R 선교사님과 사모님의 건강과 향후 사역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또 다른 훌륭한 의사 선교사를 헤브론병원에 보내어주시도록

5) 수아의 중학교 마지막 학기와 영찬이의 초등학교 마지막 학기를 즐거운 추억으로 잘 마무리하고 은혜와 인도하심 가운데 상급 학년으로 잘 진학할 수 있도록

6) 인터서브 선교단체 허입 준비가 순적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7) 가족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특별히 아내가 영육간에 강건할 수 있도록


소식

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4월은 캄보디아가 가장 더운 시기인데 다행히도 작년과 재작년의 극심한 더위보다는 덜한 느낌입니다.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신음하는 가운데 캄보디아도 우기가 예년보다 더 빨리 시작되려는 조짐이 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두어 차례나 큰 비가 와 도로가 물에 잠겼습니다. 캄보디아는 특이하게 한 해의 시작인 설 명절(쫄츠남)이 4월에 있습니다. 명절 연휴 덕분에 직원들은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과 친지들을 만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기간에 저희 가정도 근처 교외로 가서 3일간 쉬고 왔습니다.

지난 한 달은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간 시간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아침 큐티, 외래 진료, 수요 점심 기도회 등은 계속되고 있고 전공의 대상 강의도 한 차례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일상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깁니다. 이런 일상 가운데 한가지 특별하게 다가오는 감사 제목이 있습니다. 수요 점심 기도회 전에 레지던트들과 20분씩 신앙서적을 함께 읽었었는데, 드디어 한 권의 책을 마무리한 것입니다. 존 파이퍼 목사님의 “예수님이 오셔서 죽으신 50가지 이유”라는 책인데 캄보디아어 번역서도 있어서 기도 멤버들과 함께 읽어가면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풍성한 의미를 살펴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기도회 전에 함께 신앙 서적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째는 각자의 신앙 성장을 위해서고, 둘째는 이 친구들이 향후 다른 영혼들을 섬길 때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한 책이 웨인 그루뎀의 “Christian Beliefs”(한국어 책 제목은 “꼭 알아야 할 기독교 핵심 진리 20”)라는 기독교의 기본 교리들을 잘 정리해놓은 책인데, 이 책을 함께 읽어가면서 우리의 신앙이 진리의 말씀 위에 더욱 견고히 세워져가기를 소망합니다. 기도회와 신앙서적 읽기 시간에 풍성한 은혜가 있도록 계속해서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기쁜 일과 슬픈 일이 공존하는 시기이도 했습니다. 사역지는 다르지만 같은 교회에서 섬겼던 K선교사님께서 췌장암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신지가 1년이 넘었는데 지난 주에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복통이 심해서 오랜 시간 고생하셨었는데 이제는 고통없는 곳에서 주님 품에 안기셨겠구나 생각하니 그간의 수고가 마음이 아리면서도 안도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갑작스럽게 들은 또다른 비보는 지난 2년여 헤브론병원에서 목요일마다 섬겨주셨던 중의사 K선교사님의 소천 소식이었습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되는데 너무 갑작스런 소천 소식에 주위 많은 선교사님들이 슬픔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외국인이 사망하는 경우 경찰이 와서 조사를 하고 가는데 (심지어 병원에서 사망하는 경우에도) 아직 사망확인서가 나오지 않아 장례식장도 결정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장례 준비가 순적하게 진행되고 유족 분들께 큰 위로가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에 반해 헤브론에서 크리스천 사내 커플이 결혼을 하여 믿음의 가정을 이루는 기쁜 일도 있었습니다. 아내가 과거 1년여 세팅을 도왔던 헤브론 까페의 메니저 P군과 헤브론 간호대 출신의 수술실 간호사 R 양이 그 주인공입니다. P 군은 어렸을 때 한국 선교사를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되어 꾸준히 신앙 생활을 해왔고, R 양은 헤브론 간호대에서 예수님을 믿게 된 케이스 입니다. 이 믿음의 가정을 하나님께서 축복하시고, 또  이 가정을 통해 구원의 복음이 계속해서 전해지는 은혜가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한편, 안타까운 환자도 있었습니다. 패혈증과 심한 빈혈로 수혈이 필요한 환자였는데, 캄보디아에서는  혈액원에서 피 한 팩을 가져오려면 한 사람이 가서 헌혈을 해야 합니다. 10 팩이 필요하면 10명이 가서 헌혈을 해 주어야 피를 내어 주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가족과 지인들 네 명이 혈액원에 갔지만 모두 헌혈 부적격자 판정을 받아 빈손으로 돌아온 상황이었습니다. 상황이 딱해서 제가 헌혈을 하고 돌아왔지만 이 환자는 결국 상태가 악화되어 치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직원 한 명이 어떻게 알고 와서는 제게 캄보디아 환자를 위해서 피를 나눠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때 누가복음의 예수님 말씀 “저들은 그 풍족한 중에서 헌금을 넣었거니와 이 과부는 그 구차한 중에서 자기의 있는바 생활비 전부를 넣었느니라”라는 말씀이 떠오르면서, 나는 두 렙돈 과부와 같이 헌신적이지 못해서 풍족한 피 중 일부를 헌혈을 한 거라서 별거 아니라고 대답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전신의 피를 온전히 흘리셨구나 생각하니 그 은혜가 새롭고도 크게 다가왔습니다. 우리 구주 예수님의 목숨까지 내어주신 사랑을 생각하면 나의 사랑은 너무나도 작아서 참 부끄럽습니다. 예수님을 닮아 저와 동역자님들 모두 더 큰 사랑의 사람으로 자라가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3년간 헤브론병원에서 심장내과 의사로 섬겨주셨던 R 선교사님은 이번 달까지 헤브론 사역을 마무리하고 다른 사역지로 가시게 되었습니다. 주로 중환자 케어와 중환자 의학 분야에 대한 레지던트 교육을 담당하셨는데, 여러 가지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들로 헤브론병원과의 협력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의 계산법이 의아하기만 합니다. 능력 없는 저는 이렇게 오랜 기간 헤브론병원에 머물고 있고, 의사로서 대단한 능력을 가지신 분들은 다른 곳으로 가시거나, 혹은 대가로서의 실력을 발휘하기에는 너무 조그마한 시골의 클리닉에서 섬기고 있거나 심지어 낙후 지역 이동진료 등으로 섬기고 계시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지 의사들이 좋은 배움의 기회를 잃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그간 수고하신 R 선교사과 사모님의 건강과 향후 다른 곳에서의 사역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또 다른 훌륭한 의사 선교사를 헤브론병원에 보내어주시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와중에도 또 시간은 흘러가서 다음 달 영찬이는 초등학교 졸업식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 나라도 다른 서양 나라들처럼 8월을 기준으로 신학기가 시작됩니다). 캄보디아에 올 때 조그만 유치원생이었던 영찬이가 이제 중학교를 가게 된다는 사실이 참 놀랍습니다. 초등학교의 마지막 한 달을 즐거운 추억으로 채우고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아도 다음달이면 중학교의 마지막 달을 보내게 되고 이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수아도 캄보디아에 올 때 갓 초등 2학년을 마치고 겨우 병아리 티를 벗어난 어린이였는데 벌써 고등학교를 간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수아 역시 중학교의 마지막 한 달을 즐거운 추억으로 잘 마무리 하기를 소망하며, 자녀들의 신앙과 학업 그리고 건강과 안전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지금 진행중인 인터서브 선교사 허입 신청에 필요한 과정들을 거의 마무리를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5월이 아이들 학교는 각종 스포츠 경기 및 졸업식을 비롯한 많은 행사가 몰려 있어 가장 바쁜 시기 인데, 허입 준비까지 하려니 아내가 고생이 많습니다.  열악한 나라에서 자녀와 남편 뒷바라지로 수고가 많은 아내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리고, 가족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이치훈, 정주영, 수아, 영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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